어른아이

나는 고작 몇개월 전만해도... 정말 당장 죽어버릴듯이 우울함에 빠져있었다.

주변과의 연락조차 끊은 체, 혼자 멍때리는 시간만이 가득했었다.

그러다 어쩌다 연락이 된 지인 하나와의 잠깐의 대화 덕분에 깨어날 수 있었다.

그는 나에게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사고만 치고, 말도 듣지 않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바라는 어린아이...

솔직히 난 그 순간 뭔가 강한 것에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과 함께 내가 혼자 우울하게 있던 시간이 얼마나 바보같은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려, 내 자신을 바꿔보려 많은 노력을 했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내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의 내모습은 또다시 어린아이로 되돌아가버리고 있는것만 같다.

누군가 내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나를 찾아주길 바라고, 나와 함께 해주길 바라는...

누군가의 그것을 바라는 만큼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왠지모를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것을 행하지 못하고야 마는...

핸드폰의 전화도 문자도, 트위터의 맨션도 디엠도, 게임속의 귓말도 편지도...

기다리고만 있을뿐... 내가 먼저 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했었지만 지금은 할 자신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물론 주변에 변한건 없다.

단지 나혼자 적응하지 못하고, 용기를 잃어가며 두려움에 사로잡혀 겁만 내고 있을 뿐이다.

나도 행한적이 있지만... 행하지 않느니만 못했었던 것 같다.

그것이 지금 나에게 두려움이 되어 용기를 낼 수 없게 만드는 것만 같다.

결국 그것은 또다시 나를 어린아이로 만든 체,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끔 만들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나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고, 관심받고 싶다면... 그러기위해선 내가 먼저 그들과 함께하며 그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지만...

이미 내 마음속 한켠에 자리잡은 두려움은 그 행동마저 차단하고 있는 것만 같다.

결국 그런식으로 계속 더 외톨이가 되어 가겠지...

후우... 어떻게 해야할까... 내 자신을 바꿔야 하고, 내 생각에 틀린점을 고쳐내어야 하지만...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고, 바뀌어지지 않는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